미라보 거리에서 세잔의 아뜰리에까지 예술가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

니스는 바다와 빛, 그리고 색채의 도시다. 이 도시가 수많은 화가들을 매혹시킨 데는 이유가 있다. 지중해의 강렬한 햇살, 끝없이 펼쳐진 푸른 수평선, 오랜 시간 쌓인 문화의 결이 화폭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니스는 대표적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많은 미술관이 있어 예술적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앙리 마티스 Musée Matisse
니스가 사랑한 화가, 마티스는 말년에 이곳에 정착해 생의 마지막을 불태웠다. 시미에 언덕 위, 붉은 기와지붕이 인상적인 건물 속에 그의 작품들이 조용히 숨 쉬고 있다.
초기 유화부터 종교화, 종이 콜라주에 이르기까지 그의 예술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고요히 보여주는 공간. 특히 그의 색채 실험은 니스의 햇살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티스는 니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기선 빛이 모든 걸 가볍게 만든다. 그 가벼움 속에서 나는 진심을 찾았다.”
주소: 164, avenue des Arènes de Cimiez, 06000 Nice
마르크 샤갈 Musée National Marc Chagall
니스 북쪽 언덕의 정원 같은 공간, 마르크 샤갈 미술관은 특별한 빛과 정적 속에 자리한다.
성서의 메시지를 주제로 한 대작들이 중심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과 사랑, 꿈과 희망에 대한 그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샤갈은 니스에서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이 도시에 그의 마음을 남겼다.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쏟아지는 푸른 빛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그의 시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든다.
주소: Avenue du Docteur Ménard, 06000 Nice
피에르 보나르 Musée Bonnard (근교 르 카네)
니스에서 약간 떨어진 르 카네에는 피에르 보나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의 미술관은 작고 아담하지만, 그가 사랑했던 일상과 주변 풍경이 섬세하게 살아 있다.
빛과 그림자의 조화, 평범한 풍경에서 발견한 따뜻한 감정. 보나르의 그림은 조용히 말을 건다. 이 또한 니스의 주변이기에 가능한 분위기다. 그의 색감은 강렬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잔상처럼 남는다.
주소: 16, boulevard Sadi Carnot, 06110 Le Cannet
이브 클랭 _ Musée d’Art Moderne et d’Art Contemporain (MAMAC)
니스 출신의 현대 미술가, 이브 클랭(Yves Klein). 그만의 푸른색 ‘IKB(International Klein Blue)’로 전 세계 예술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니스 현대미술관(MAMAC) 꼭대기층에는 그의 상징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푸른 벽, 푸른 조각, 푸른 캔버스… 그 푸름은 니스의 하늘에서 왔는지도 모른다.
도시 전체가 갤러리 같은 니스에서, 클랭은 실험과 자유로움을 이야기했다.
주소: Place Yves Klein, 06364 Nice cedex 4
니스의 미술관들은 작품보다 더 큰 이야기를 전한다. 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고요한 전시실에 가만히 스며드는 햇살.
그 모든 것이 그림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예술이 벽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바깥 세상, 우리의 감정,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 속에도 예술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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